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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필: 나는 백수다

나는 백수다 1화

나는 뉴 모닝 오나다 (1)

 

 내 애마는 2010년식 뉴 모닝이다. 일 년 전 취업 준비 시작할 때 취업하면 100만 원 준다 하고 누나한테 물려받았다. 어차피 난 삼성 들어갈 건데 100만 원 정도는 아무것도 아니라고 생각했다.  자차 보험은 가입하지 않았다. 어차피 사고 나면 차 값보다 수리비가 더 많이 나올 거 같아서 안 들었다. 거짓말이다. 사실 집에 눈치 보여서 빼 달라고 했다. 

 

 아침에 겨우 겨우 일어나 도서관에서 마주칠 여성들에게 잘 보이고자 스프레이 반통을 머리에 뿌리고 집을 나선다. 집 앞 공원에 세워둔 내 빨간 뉴 모닝이 한눈에 들어온다. 워셔액 살 돈이 없어 수돗물을 넣고 뿌렸더니 앞 유리가 너무 더럽다. 내 차 옆에 세워진 BMW 옆에서 이쓰이를 한대 문다. 마치 내차인 거처럼 성공한 거처럼 몽롱한 표정을 지으며 이쓰이 한대를 피우다 유리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멋있어 계속 쳐다본다. 아 안에 사람이 있었다.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를 옮겨 이쓰이를 마저 피우다 사람이 없을 때 잽싸게 뉴 모닝에 올라탄다. 시동을 건다.... 어.. 시동이 안 걸린다. 틱 틱 틱.. 네 번만에 걸렸다. 아무래도 스타터 모터가 나간 거 같다. 하지만 상남자는 이런 거쯤은 신경 쓰지 않는다. 응 고칠 돈이 없다. 

 

 자동차를 사기 전에는 늘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갔다. 그땐 마티즈, 모닝, 프라이드 같은 차라도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. 그리고 난 이제 뉴모닝 오나다. 자부심을 느끼며 엑셀에 발을 얹으니 오일을 안 간 4기 통 엔진이 앙칼진 소리를 내며 질주한다. 눈 깜짝할 사이에 도서관에 도착했다. 늘 그랬듯이 도서관장의 제네시스 G80 옆에 주차한다. 그리고 마치 내 차인 듯 제네시스 G80 옆에서 이쓰이 한 가치를 물며 지나가는 여성을 쳐다본다.